2012-10-29

오늘 아침에는 서준이와 치과에 다녀왔다. 늘 그렇듯, 아이와 병원에 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예전에도 눈병이 났을 때에, 의사 선생님이 무지막지하게 눈알을 뒤집는데, 피가 주륵주륵 나는 것이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냥 짠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오늘은 앞니 두 개가 신경이 죽은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대로 두면 다음 치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할 수 없이 치료를 하게 되었다. 결정을 하면서도 이게 잘 하는 일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신경치료라니. 신경이 죽으면 이빨이 검게 변한다고. 어쩌면 그냥 두어도 다음 치아가 날 때까지 버틸 수도 있지 않을까. 물어보니 다음 치아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 쯤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때까지 완벽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데, 또 물어보니 양치질만으로 문제가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염증이라는 것이 몸의 전반적인 상태와 관련이 있으니.

일단 엑스레이를 찍었고, 치료할 때에는 마취를 한다. (아이에게 엑스레이와 마취가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는 답답한 부모들이다 ㅠㅠ). 좀 진정을 한 후, 문제의 이빨의 앞면에 구멍을 낸다. 그런 다음 그 구멍을 통해 치아 속의 위부분까지 긁어 올라간다. 나중에 보면 치아가 겉 표면만 남고 안에는 텅 빈 모습이 된다. 그런 다음 내부를 채운다. 채우는 물질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서준이가 아파하면서 움직이니까, 그물 같은 담요로 몸을 덮고 잠궈버린다. 이런...

암튼 힘든 아침이었다. 그래도 수술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예전에 왔을 때에도 치료를 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좀 과잉진료인 것 같아 하지 않았었다. 오늘은 집사람이 왜 그냥 한다 했을까. 암튼 조금은 애매한 판단이었다고 생각은 드는데, 그래도 하고 나니 말끔한 앞니가 되어서 보기에는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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